울지 마세요 

돌아갈 곳이 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구멍 숭숭 뚫린 

담벼락을 더듬으며 

몰래 울고 있는 당신, 머리채 잡힌 야자수처럼 

엉엉 울고 있는 당신 


섬 속에 숨은 당신 

섬 밖으로 떠도는 당신 


울지 마세요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 서귀포, 이홍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