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ellarium -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면서, 오드는 자신의 수호자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질구레한 것들에서부터 중요한 것들까지 말이다. 예를 들면 썰렁한 농담을 좋아한다던지, 무게감있는 옷은 싫어한다던지, 걱정될 정도로 잠을 안 잔다던지, 죽음에 거부감이 있다는 점이라던지, 전투에 매우 능숙해보인다던지. 그리고 ㅡ
"오드, 부탁할게 있어."
"뭔가요 수호자?"
테르하가 잠시 뜸을 들이자 오드는 그의 주변을 맴돌았다. 뜸을 들인다는건 평소의 테르하답지 않았다. 무슨 부탁이기에 저러는 것일까.
"날 수호자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해서."
의외의 부탁에 오드는 눈만 몇 번 깜빡였다. 예상하기 어려운 사람임은 알고 있었지만 수호자를 수호자라고 부르지 말아달라니. 그렇다면 수호자를 뭐라 불러야한단 말인가! 이런 문제점을 오드가 언급하자 테르하는 이름으로 부르면 된다는 명쾌한 해결책을 바로 제시했다. 하지만 명쾌한 해결책에도 오드는 망설였다. 수호자를 정말 이름으로 불러도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아니었다. 오드는 테르하가 왜 수호자라고 불리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지 알고싶었다.
"왜 수호자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하는건가요?"
오드가 답변을 요구하듯 빤히 바라보고 있으니 테르하는 눈을 굴리며 그 시선을 피했다. 그 모습은 상황을 피할 변명거리를 찾는 아이와도 비슷했다. 하지만 오드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듯이 계속 테르하의 도망치는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이 날의 오드는 자신의 수호자, 아니 테르하가 '수호자'라는 이름의 무게를 부담스러워한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