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ellarium -
생기를 잃고 말라비틀어진 식물과 인류가 바쁘게 대피하며 남긴 폐허만 존재하는 황무지에서 고스트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비록 아무 것도 없는 죽음의 장소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좋았다. 적어도 고스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고스트가 그를 발견한 장소는 꽤 트여있는 장소였다. 먼 옛날 공터였을 공간은 시간에 풍화된 유해들과 그들이 떨어뜨린 무기들, 그리고 이곳저곳 흩어진 탄피가 가득했다. 분명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것이 분명하리라. 그리고 그 아수라장 속에서 고스트는 자신의 목표를 정확하게 찾아냈다. 태어난 순간부터 찾고 있던 대상이 어떤 인물인지, 어떤 외형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르지만 고스트는 그가 자신이 찾던 사람임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애초에 고스트들은 수호자를 찾고 그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확신감과 함께 공터에 떠있는 작은 빛의 드론은 침착하게 자신의 수호자를 부활시킬 준비를 했다. 수백, 수천번을 상상해왔던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고스트는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드디어 당신을 찾았어요, 나의 수호자.
고스트의 수호자는 인간도 각성자도 아닌 엑소였다. 인공적인 푸른 빛을 내는 눈이 서서히 밝아지고 이윽고 그가 몸을 반쯤 일으키는 모습을 고스트는 가만히 지켜보았다. 혹시나 부활시키는 과정에서 자신이 실수한 것은 없는지 생각하면서. 다시 생명을 되찾은 엑소 수호자는 다소 혼란스러워보였다. 고스트는 혼란스러워보이는 그에게 그가 수호자라는 것, 자신이 그의 고스트라는 것, 그리고 죽음에서 다시 돌아온 그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려는 찰나, 먼저 목소리를 낸 것은 엑소 쪽이었다.
"오드...?"
그 날 이후로 고스트의 이름은 오드가 되었다. 그러나 오드가 이름의 의미를 알게 되는 것은 좀 더 나중의 일이다.